영농/버섯

표고버섯 신품종 개발과 품종보호출원

강토백오 2011. 11. 27. 22:11

표고버섯 신품종 개발과 품종보호출원
글·사진 / 고한규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

종자의 중요성

현재 21세기의 세상은 ‘소리 없는 종자전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각 나라들은 종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20세기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석유, 석탄 등의 자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움직임이 활발하였으나, 오늘날은 다양한 생물종, 즉 종자 확보만이 세계를 이끌 수 있는 힘이며 선진국 대열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생명공학의 발달로 세계의 종자 기업들은 벼와 밀, 보리, 콩 등의 야생 원종을 찾아 종자전쟁을 하고 있다. 이들 야생 종자는 오랜 세월을 지구의 환경변화를 이겨내며 끈질기게 죽지 않고 자생해온 종자였던 것이다. 이들의 재료를 이용하여 세포 융합, 유전자 조작, 세포공학, 세포 대량 배양 등으로 국민들의 의식주 변화와 함께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
고려 때 문익점 선생이 원나라에서 붓 뚜껑에 목화씨를 숨겨 들여와 우리나라의 의류문화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온 사실은 누구나 알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보릿고개를 청산한 것은 녹색혁명의 주역인 통일벼의 신품종 개발이다. 1965년 농촌진흥청에서 국제미작연구소와 손잡고 기적의 볍씨로 알려진 자포니카형 일반벼와 인디카형 남방계통 벼를 교잡하여 새로이 개발한 통일벼는 일반벼보다 40% 이상의 수량을 얻으면서 녹색혁명의 신화를 이룩했다.
한편 식물유전자원이 신품종을 만드는 데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종자가 의약품과 기능성 식품, 화장품 등 생명산업의 소재로서도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신종플루 치료제로 이용된 타미플루도 중국 원산의 스타아니스라는 식물체에서 추출한 물질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듯 식량자원 확보와 천연 식물자원으로부터 의약품을 만드는 시도는 유전자원의 종자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로 인한 세계는 종자를 미리 확보하고자 하는 소리 없는, 국경 없는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UPOV와 종자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은 식물 품종보호에 대한 국가 간의 협력을 토대로 설립되어진 정부 간 조직이다. 세계 각국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인식하고 UPOV 협약을 통해 자국의 생물자원 보존과 자원 주권주의 수호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를 지적재산권의 한 형태로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WTO 회원 가입국의 의무이행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문익점 선생의 목화씨 일화는 정말로 옛날이야기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50번째로 UPOV에 가입하였고, 2008년에는 밤나무, 대추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및 표고버섯 등 6종의 산림수종(품목)이 지정되었다. 협약에 따라 모든 작목이 2009년부터 품종보호출원이 의무화되었다. 따라서 본격적인 품종보호제도 시행에 따라 산림에 자생하고 있는 다양한 종의 자생식물 자원들이 품종화를 통해 무한한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품종보호출원된 작물에 따라 로열티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표고버섯 현황

표고버섯은 2008년도 통계를 보면 버섯산업 중에 생산액이 2,289억 원으로 1위이며, 생산량으로는 느타리 4만 6,000t, 그 다음으로 표고버섯 3만 9,000t(생표고 환산기준)으로 2위이다. 우리나라의 표고재배 임가는 대략 6,000여 호로 추정된다. 국내의 표고버섯 생산량은 2007년 약 4만 t(생표고 환산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1.8% 증가하였다. 생표고 생산량은 약 2만 5,000t으로 연평균 4.2% 증가하였으나 건표고 생산량은 약 1만 5,000t으로 연평균 1.8% 감소하였다. 생표고의 경우 최근 원목재배 임가의 지속적인 신규 접종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목재배 방식에서 톱밥재배 방식으로의 전환에 따른 전체적인 생산량은 증가 추세이며, 국민소득의 향상과 웰빙식품의 으뜸으로 1인당 표고버섯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표고버섯 신품종 개발

국내 표고버섯 품종개발은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표고버섯은 다른 느타리, 새송이, 팽이와 달리 1기작의 재배기간이 4~5년으로 버섯의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기간이 길며 이 기간 동안의 전문인력과 연구비가 막대하게 투입되어야 하므로 품종개발 연구가 힘든 상황이다. 다른 작물에서는 민간 개인 육종가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쟁력 있는 품종이 개발되고 있으나, 표고버섯에서는 개인 육종가에 의한 품종개발이 쉽지 않은 편이다.
신품종 개발의 방법으로는 유전자원 수집에 의한 선발육종법, 균주 간의 교배에 의한 교잡육종법, 원형질체 융합 등 생물공학적 육종법, 방사선 및 약제처리를 통한 돌연변이육종법 등 다양한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이 중 산림버섯연구소에서는 표고 신품종 육성을 위해 균주 간의 교배에 의한 교잡육종법이 주로 시도되고 있다. 선발육종법은 국내외의 표고 주산지로부터 우량 종균을 수집하거나 자생하는 야생 균주를 채집, 조직분리하여 이들 균주에 대한 생산성 검정을 실시하여 우수 균주를 선발하는 육종법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등록품종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이루어졌으나, 2009년부터 종자시장이 전면 개방되는 UPOV 체제하에서는 모균주의 특성을 지닌 기본유래품종은 품종보호설정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단순한 선발육종법은 통용되기 어렵다. 또 다른 신품종 개발법은 교잡육종법이다. 기존의 우량한 표고 품종이나 야생 균주의 버섯포자를 분리, 선발하여 이들 간의 친화력이 있는 일핵균사끼리 교배를 통해 새로운 신품종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2개의 품종으로부터 좋은 형질만을 나타내는 새로운 품종을 제조하는 것이 교잡육종의 목표이며, 육종연구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최근 교잡육종법을 통한 품종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 모균주의 특성 파악에 시간과 연구인력이 많이 소요되지만 지속적인 모균주 특성의 연구자료 축적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생명공학적인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교잡육종 중 균사 간의 불화합성인자 때문에 교배가 제한받거나 종간, 속간에 교배할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형질체 융합기술법이 사용된다. 이 방법은 세포벽을 효소로 원형질체를 나출시켜 특수한 시약으로 세포 융합 후 새로운 계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실험실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직 실용화되고 있지 않다. 그 밖에 육종법으로 방사선 및 약제처리를 통한 돌연변이육종법과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형질전환법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표고버섯에서는 아직까지 새로운 품종이 보고된 바 없다.


국내 표고 품종보호출원 현황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표고 품종육성의 연구가 꾸준히 지속되어왔으며,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에서는 1981년부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구 산림법)의 종균등록규정에 따라 원목재배용으로 산조101호 등 13개 품종이 등록되어 있고, 종자산업법의 규정에 따라 2008년부터 톱밥배지용 산조701, 산조702호, 참아람과 원목재배용 산조103, 108, 109, 110호 7품종이 품종보호 출원되어 재배임가에 보급하고 있다. 최근 2010년 말에 톱밥재배용 품종으로 재배시기가 빠르며, 다수확 품종인 산조704호가 새로이 개발되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종자산업법에 의한 품종보호출원이 7품종으로 산림7, 9, 10호, 가을향, 수향고, 여름향, 천백고이다. 이들 품종의 재배는 국립산림과학원과 관련 종균배양소와 협의하여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농업과학기술원에서는 톱밥재배와 원목재배 겸용인 농기3호를 1990년에 등록하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품종만으로는 지역 환경이나 재배 경영목적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는데 매우 부족한 상태이므로 훨씬 다양한 품종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2008년 이후 UPOV에 의한 식물신품종보호제도가 표고에도 적용됨에 따라 우량 품종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즉 외국 품종을 사용할 경우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므로 우량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도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신품종 경쟁력 강화

느타리나 팽이의 신품종 육성은 포자를 분리, 선발하여 교잡하고 이들로부터 얻어진 수많은 교잡균주에 대하여 병재배 시스템이 개발됨으로써 짧은 시간과 좁은 재배공간에서 수많은 변이주들의 특성조사가 가능하여 생산성 검정이 매우 빠르다. 그러나 표고버섯의 자실체를 검정하는데는 최소 4~5년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오랜 시간과 실험처리 규모가 커야 한다는 것이 육종 과정 중 가장 큰 어려운 문제점이다.
또한 우수한 표고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해서 선결될 문제는 우수한 형질의 모균주 탐색이다. 산림버섯연구소에서는 지속적인 국내외 유전자원을 수집, 보존, 특성조사를 체계적으로 진행 중에 있으며(2011년 <산림> 1월호 참조), 표고 신품종 육성자는 실내에서 교잡균주를 만들고 생리특성을 파악하는 데 최소 1~2년이 소요되고, 실외시험으로 원목이나 톱밥배지에 종균을 접종하고 배양하여 버섯 특성을 조사하는 데 최소 2~4년이 걸린다. 최종적으로 연구소에서 육성된 우수 선발균주는 임가실증시험을 거치며, 지역적응도를 파악하기까지는 톱밥재배용 품종은 3~5년, 원목재배용 품종은 7~8년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 중 시험균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사한 자료정리는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버섯 품종개발 연구는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소, 국립산림과학원, 일부 각도 산림환경연구소에서 담당하고 있다. 실제적인 신품종 육성 및 개발은 전자의 두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연구인력도 외국 유수한 연구기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빈약한 수준에 있다.
또한 산림버섯 중 표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버섯 연구도 대부분 표고에 편중되어 있으며, 버섯 관련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앞으로 다양한 버섯 자원들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유전자원 수집, 보존, 특성조사 및 신품종 육성을 지속적으로 지원되면서 국제 경쟁력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집중관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노력에 의한 연구성과의 일부는 재배임가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보여주고 있으며, 재배임가의 소득증대와 직결되고 있다.S

균상 재배: 산조702호
2010년 11월에 코엑스에서 개최된 ‘코리아푸드엑스포 2010’ 중 우리나라 종자 홍보관
산조704호
표고 종균 접종
종자의 가치 금 한 돈 3.75g 22만 원, 토마토 종자 3.75g 80만 원
톱밥배지 배양
참아람
지면봉지 재배: 산조702호
산조701호
산조1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