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에서의 버섯 채집
더운 날씨와 장마철이 지나고 버섯이 생육하기 좋은 가을이 왔다. 숲에는 작은 길을 따라서 버섯이 많은 장소가 있으므로 길가를 잘 살핀 다음 길에서 떨어진 장소를 찾는 것이 좋다. 수목이 밀집해 있거나 하목이 많은 어두운 곳에 버섯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런 곳은 생각보다 버섯이 적은 장소이다. 길가에 그다지 버섯이 보이지 않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성한 잡목을 헤치며 숲 속 깊이 들어가도 버섯을 발견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산림 버섯은 환경 변화가 있는 장소에서 잘 발생하는 것 같다. 길의 양측도 그렇고 밀림에 구멍이 뚫려 빛과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곳도 그러하다. 또 무성한 작은 잡목에서 확 열린 장소에 나왔을 때, 드문드문 군생하는 버섯이 보인다. 침엽수에서 활엽수림으로 변하는 경계 부근이나 바로 나무를 베어내어 수종을 바꾸는 지역의 인접한 나무 숲 등이 좋은 채집 장소가 된다. 최근 근교에는 도시화로 마을길이 좁아져가고 있어 숲 전체의 나무가 약해지면서 버섯의 발생이 적어지고 버섯이 발생하더라도 말라서 일그러진 모양이 된다. 혹시 유전적으로 작은 버섯이 생기는 계통만 살아남은 것이거나 생리적으로 커지지 않는 것인지 모르므로 잘 자란 버섯을 채집하려면 역시 나무가 많은(수세) 지역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야외 채집에서 채취한 버섯은 채집 지점 이외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쓴 메모와 함께 종이로 싼다. 그리고 버섯의 자루가 아래로 향하는 자세로 통에 넣는다. 흙이나 다른 것들로 더럽혀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조직의 분리 배양에 사용할 버섯은 일반적으로 어리고 벌레의 해가 적은 것이 좋다. 포자에서 분리 배양에 사용할 버섯은 일반적으로 버섯의 갓 부분이 70~80% 정도 펴진 것이 좋다. 그러나 종류에 따라서 그 정도가 틀리므로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채집 용구
채집을 할 때 필요한 용구로는 다음의 것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1. 바구니 손에 들고 다니는 시장바구니 정도로도 충분하다. 버섯의 분류, 동정과 정리할 것을 생각하여 채집 시에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좋다. 바구니와 배낭 안에 다량의 자실체를 넣으면 버섯 원래의 모양이 부서지기 쉽다. 조직이 단단한 버섯이라도 발생 직후는 상당히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변질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 봉지 채집한 버섯을 신문지나 유산지에 넣어서 다른 표본과 분리하여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포자들이 섞일 수 있으므로 가능한 개체마다 따로 나누어 포장하는 것이 좋다. 3. 작은 통 작고 연약한 자실체는 작은 통이나 필름통에 넣는다. 버섯이 클 때는 플라스틱 상자를 사용한다. 에탄올을 넣어 두면 탈색하여 원래의 모양을 알아볼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유산지나 알루미늄 포일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채집된 통이나 병은 합하여 바구니나 상자에 넣는다. 4. 뿌리 캐는 도구 버섯(자실체)는 그 밑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뿌리 캐는 도구를 사용하여 밑부분까지 조심스럽게 캐낸다. 모종삽이나 작은 칼 등을 사용하면 편리하다. 5. 가지 자르는 도구 버섯은 발생되는 부분의 생태도 중요하므로 조직이 단단하게 붙어 있는 목질부는 손도끼나 톱 또는 전정가위 등을 이용하여 발생 부위를 함께 채취한다. 6. 필기구 채집 당시의 버섯의 생태나 버섯의 모양이나 색 등을 자세히 기록하여 두는 것이 좋다. 채집 시 휴대하기 편한 작은 수첩이나 야장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7. 유성펜 수성 필기구는 버섯에 있는 수분에 의해 번지기 때문에 반드시 유성 필기구를 사용한다. 8. 확대경 버섯 갓 표면의 털이나 형태 등을 관찰할 때 필요하며 간단한 동정은 루페로도 가능하다. 9. 사진기 개인적 촬영 능력에 맞는 카메라로 촬영한다. 필요에 따라 반사판과 분무기 등이 필요할 때도 있다. 10. 분리 용구, 건조기구 오랜 기간에 거쳐 채집을 수행할 때는 표본에 기록을 한 후 버섯을 건조시켜야 한다. 야간에는 특히 습도가 많기 때문에 통풍을 잘 시켜주어야 한다. 11. 벌레퇴치용 스프레이 모기나 해충으로부터 채집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참한다. 숲에 들어가기 전에 옷과 피부에 뿌리면 모기 등 해충이 접근하지 않는다. 물파스 등도 지참하여 벌레에 물렸을 때 응급용으로 사용한다.
채집방법
1. 지면에 자라는 버섯 지면에 자라고 있은 버섯은 몸체를 잡고 좌우로 흔들면 간단하게 뽑힌다. 만약에 단단하면 뿌리 쪽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손가락으로 버섯을 일으키듯이 채집한다. 채집한 뒤에 구멍에 낙엽이나 흙을 묻어서 손가락으로 눌러놓기 바란다. 2. 나무에 자라는 버섯 나무에 자라는 버섯의 경우는 나무줄기의 껍질을 벗기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이프나 가위를 사용하여 뿌리 쪽에서 자르는 것이 나무의 껍질도 벗기지 않고 버섯에도 먼지가 끼지 않으므로 요리하기에 편리하다. 또 작은 유균은 다음 사람을 위하여 반드시 남겨 놓기 바란다. 송이버섯을 채집하면 반드시 버섯의 밑동을 소나무 뿌리 근처에 묻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송이버섯을 증식시키기 위해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3. 알지 못하는 버섯은 조사 몇 개 가지고 돌아와서 도감으로 조사하여 한 종류씩 외워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나만으로는 개체의 차이도 있고 해서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도 하려면 반드시 몇 개를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 상식의 범위에서 채집하기 바란다. 집 근처 야산에서 가볍게 채집하는 경우라면 버섯도감 등을 소지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다. 4. 사진과 동영상 촬영 버섯이 자라는 곳은 대부분 조도가 낮으므로 낮 시간대를 이용하며 촬영하며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촬영 시에는 버섯의 자실체, 갓, 주름살 모양, 대, 대받침, 자낭반 등 버섯의 특징을 모두 담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버섯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일반적 주의
분리 배양의 재료로써 재배 버섯을 사용할 때는 재배된 것 중에서 마음에 드는 개체를 고르면 되므로 이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야생의 버섯에서 분리 배양하고 싶을 경우,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버섯의 입수는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1. 시기 늦은 가을에 발생하는 버섯을 여름에 채집하고자 해도 무리가 따르게 된다. 버섯은 종류나 지방에 따라서 발생하는 계절이 대부분 정해져 있다. 이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2. 장소 버섯은 종류에 따라 살고 있는 환경이 다르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송이버섯은 소나무 임지에서 발생하며 다른 임지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표고버섯은 참나무 그루터기에서 발견되며, 느타리는 주로 오리나무 그루터기에서 발견이 된다. 약용으로 사용되는 영지버섯은 참나무 그루터기와 상황버섯은 뽕나무 그루터기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요사이 대두되고 있는 동충하초는 곤충의 몸을 기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평시에 주의해서 언제, 어디서, 어떤 버섯이 나고 있는지 실제로 산야로 나가 보거나 참고서를 보면서 기억해 두지 않으면 생각하는 버섯을 생각날 때 채취하는 것은 어렵다. 당연한 것이지만 버섯도 지방에 따라서 발생의 다소는 다를 수 있다. 목적한 버섯의 종류가 적은 지방에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많은 지방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보존법
1. 액침 표본 보존법 1) 여러 가지 크기의 표본병(유리제품), 또는 광구 시약병을 사용한다. 2) 보존액은 포르말린의 7~10배액을 조제하여 사용한다. 또는 에탄올:포르말린:물의 비를 25:5:70으로 혼합하여 보존해도 된다. 3) 채집한 버섯에 대한 낙엽과 티끌을 구석구석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4) 표본병에 버섯을 넣고 보존액을 주입한다. 1~2일 후에 그 보존액을 버리고 새로운 보존액으로 교환한다. 때로는 보존액을 새로운 것으로 넣어 교환해준다. 5) 마개로 밀봉하여 막은 후 라벨을 단다. 2. 건조 표본 보존법 1) 소형이며 약간 단단한 것 또는 경질 버섯류는 통풍이 좋은 실내에서 자연건조를 하는 것이 좋으나 연질 버섯이나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버섯류는 채집 후 1~2일 이내에 화력 건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2) 히터 또는 전구를 이용한 건조를 제작한다. 또는 요즘에 시판되고 있는 식품건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3) 채집한 버섯에 묻어 있는 낙엽이나 흙 등을 제거한다. 4) 건조기 시렁에 버섯을 늘어놓고 가열한다. 온도는 3~4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상승시킨다. 5) 건조기 내의 온도는 40~50℃ 정도로 하고 60℃ 이상이 되지 않도록 조절한다. 6) 완전히 건조되면 가열을 멈추고 1시간 정도 방열시킨 후 종이봉지에 넣는다. 7) 종명(학명과 한국명), 채집 장소, 채집 년·월·일, 채집자, 동정자 등을 기입한 라벨을 종이봉지에 붙인다. 8) 금속 또는 플라스틱 제품, 나무 등의 재질의 표본상자에 정리한다. 표본상자에는 방충제와 건조제가 들어 있는 봉지를 넣어 둔다. 9) 표본상자는 햇볕이 들지 않고 기온과 습도가 일정하게 조절되는 방이나 밀폐된 장소에 보관을 한다.
채집 시 주의사항
1. 입산해도 좋은지 확인 버섯이 나는 산은 사유지나 마을 소유지가 많아서 버섯을 채집하러 오는 사람을 그다지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2. 단독행동은 위험 등산이나 하이킹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산림 버섯 채집인 경우 오솔길을 걷고 있은 것만이 아니므로 늘 위험이 따라다닌다. 산촌에 사는 전문 버섯 채집가는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길이 없는 산속을 빠르게 돌아다니지만 일반인이 이런 흉내를 내면 위험하다. 휴대전화 등을 소지한다. 여러 사람인 경우도 서로 소리를 질러가면서 행동한다. 절대 단독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독버섯 관련 내용 및 주의사항
자연적으로 나고 있는 버섯 가운데 먹을 수 있는 버섯이 1,000종인데 비하여 독이 있는 버섯은 50여 종으로 그 가운데서 생명에 관계되는 독한 성질이 강한 것은 20여 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생 버섯이라면 독버섯을 생각할 만큼 독버섯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독버섯의 해로운 성분에는 청산가리의 40배나 되는 독을 가진 버섯이 있어 때때로 중독되어 죽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독버섯에 의한 중독 사고의 원인으로 그 형태가 식용버섯과 비슷하여 알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종류는 적지만 버섯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흔히 접하게 되는 것과 예로부터 내려오는 버섯에 대한 잘못된 말을 믿기 때문이다. 1) 버섯이 세로로 잘 찢어지면 먹는 버섯이다, 2) 독이 있는 버섯은 색깔이 화려하고 먹는 버섯은 연하다, 3) 냄새와 맛이 좋으면 식용버섯이고 나쁘면 독버섯이다, 4) 흠이 나서 젖과 같은 물이 나오면 독이 있는 버섯이다, 5) 벌레가 먹으면 독이 있는 버섯이 아니다, 6) 독이 있는 버섯은 은으로 된 수저가 검은 색깔로 변하게 한다 등이 버섯에 대한 말들인데 이러한 말은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실제로 그 말에 맞지 않는 예가 많다. 독버섯을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민간에서 쓰는 방법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으며 야생 버섯을 처음으로 먹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버섯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독이 있는 버섯의 뚜렷한 형태를 알아 정확한 식별을 하는 것만이 독버섯으로부터 피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먹는 버섯과 유사한 독이 있는 버섯
독이 있는 버섯에 의한 중독 사고는 거의 다 식용으로 사용하는 버섯과 비슷하여 독이 없는 버섯으로 잘못 알기 때문에 일어난다. 색깔, 모양, 발생하는 곳이 식용하는 버섯과 같아 흔히 혼동되기 쉬운 독이 있는 버섯은 다음과 같이 10여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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