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하여/뽕의효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무 뽕나무

강토백오 2011. 11. 27. 22:46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무 뽕나무
글 / 길경민(농수축산신문 기자), 사진 / 상그린바이오 영농조합법인
뽕나무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나무라 하여 뿌리?줄기?잎?오디 등 모두를 약재로 쓰고 있다. 특히 당뇨?관절?혈압?스태미나 등 여러 질환에 쓰이지 않는곳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에 따르면 뽕나무의 효능이 월등해 예부터 가정 의학으로 널리 사용돼왔다. 현재 뽕나무와 누에로 만든 기능성 제품은 100여 종이 넘을 정도로 뽕잎차, 뽕잎가루, 누에가루, 동충하초, 음료수, 만두, 국수, 누에그라, 암에 좋은 상황버섯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열매, 잎, 뿌리 등 버릴 것 없는 뽕나무

뽕나무는 전국에 널리 분포돼 있고, 주로 마을 부근에 식재하며 재배종은 2~4m, 야생종은 10m 이상 자란다. 씨로 번식하고 열매?잎?가지?꽃?뿌리?껍질은 약효가 있으며, 날것을 쓰거나 말려 써도 해롭지 않다.
일반적으로 질 좋은 뽕나무는 상목 오디나무라고 하며, 야생하는 것은 산뽕이라고 해서 키가 10m 이상 되는 것도 있으나 재배종은 매년 가지를 치므로 관목 모양이 된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품종이 있는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종은 백뽕나무이고, 작은 가지가 회갈색 또는 회흰색이며, 잔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면서 양잠?공업용?식용?약용 등으로 이용된다.
열매‘ 오디’는 단맛이 있어 즐겨 먹으며, 잎은 누에의 사료, 나무껍질은 황색 염료, 그리고 목재는 뒤틀림이 적으므로 장롱?경대?악기 등의 세공재로 쓰인다. 상백피로 일컬어지는 뿌리껍질은 동쪽으로 뻗은 것이 약효가 좋고, 흙 밖으로 나온 뿌리는 쓰지 않으며, 땅속에 있는 뿌리껍질을 벗긴 백피만 쓰되 약으로 쓸 때는 탄으로 하거나 산제 또는 환제로 해서 사용하며, 열매는 생식하거나 술을 담근다.
늦가을 서리 내린 뒤에 딴 뽕잎을 상상엽이라 해 당뇨병 치료에, 뿌리와 껍질을 벗겨 말린 상백피는 이뇨?소염?진해제로 쓰일 뿐 아니라 가지는 아이들이 경기할 때와 한약을 달이는 화목으로 유명하며, 꽃은 뇌빈혈 치료에 효험이 있다.
뽕나무 잎을 먹고 자란 누에의 고치에서 뽑은 견사로 만든 실크(비단)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촉감이 좋으며,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고급 의류 소재이다.
오늘날 전하는 농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중국의 농서 <제민요술>에 새까맣게 익은 오디를 먹으면 소갈이 멈출 뿐만 아니라 혈기를 돋워주고 늙음을 방지한다고 쓰여 있다. 아주 옛날부터 열매?잎?뿌리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좋은 나무로 사랑받아온 것이다.
‘뽕 박사’로 불리는 상그린바이오 영농조합법인 김대식 대표(<괴로울 때 뽕 먹어>의 저자)는 “뽕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중국에서는 뽕나무를 신목(神木)이라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뽕나무는 어느 것 하나 버릴것 없는 나무라 해 뿌리?줄기?잎?오디 등 모두를 약재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뽕나무는 잎을 따기 위해 작게 키우지만 그대로 놔두면 키가 20m 이상 자라는 큰 나무다. 우리나라에 있는 가장 큰 뽕나무는 수령이 100여 년에 키가 25m, 둘레가 약 3m에 달하고, 최고령은 550여 년 된 나무도 있다.
강원도 정선군청 입구의 도로변에 위치한 지방유형문화재 제89호인 한 쌍의 뽕나무는 정말 커서 놀랍기도 하고, 나라 안 어디에서도 이만큼 거대한 뽕나무는 찾아볼 수 없다. 두 그루 모두 남쪽을 향해 비스듬하게 서 있는데 나무의 키가 25m에 이르며, 가슴 높이 둘레는 각각 2.5m와 3m에 달한다.


유기물과 석회 집중적 살포…적당한 간격으로 식재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달고, 영양가가 풍부하며, 또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은 과실이다. 영어로 뽕나무를 ‘mulberry’라고 하는데, ‘mul’은 ‘mull’, 즉 ‘포도주나 맥주에 향료 등을 넣는 것’을 뜻하고, ‘berry’는 ‘장과’, 즉 포도처럼 ‘살과 즙이 많은 과실’을 뜻한다.
현재까지 오디 생산에 유망한 것으로 나타난 13종이 추천되고 있으나, 농가에 많이 보급된 청일뽕은 수량이 높고 오디의 품질이 좋아 오디 생산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당도는 약간 낮지만 오디의 크기가 크고 많이 열려 가공용으로 적합한 품종은 휘카스 4X, 사원뽕 22호, 신광뽕, 태전조생, 휘카스, 국상 20호, 목상, 장소상 등이며, 당도가 높고 수량도 많아 과실로 먹기에 적합한 품종은 접상, 환십조생, 노상실생, 진화상 등이다.
뽕나무는 과습에 약하므로 물이 잘 빠지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땅이 좋고, 심을 때 유기물을 10a당 2t 이상, 석회는 20kg 정도를 심는 구덩이에 집중적으로 넣는다.
경운기로 관리하고 키를 낮춰 뽕나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이랑 사이를 200cm, 나무 사이를 100cm로 해 10a당 뽕나무는 500그루를 심고, 중형 트랙터로 관리하며 중간 만들기로 할 경우 이랑 사이를 250cm, 나무 사이를 120cm로 해 약 330그루를 심는다.
뽕나무는 골을 파고 심지만, 오디용 뽕밭은 심는 나무 수가 적으므로 과수처럼 구덩이를 파고 심는다. 깊이 50cm, 너비 50cm의 구덩이를 파고, 흙을 적당히 다시 넣어 메운 후 퇴비와 석회를 넣고 심는다. 심는 시기는 낙엽이 진 후부터 이른 봄 싹트기 전까지 심으면 된다.
오디 뽕나무의 모양 만들기는 낮춰 만들기, 중간 만들기, 교목 만들기 등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낮춰 만들기는 그루당 수량은 좀 적으나 가지 위까지 손이 닿아 수확하기 쉬우며, 중간 만들기는 나무의 높이가 다소 높아 모든 오디를 손으로 수확할 수 없으나 그루당 수량이 많아 좋은 나무 모양이다. 교목 만들기는 나무가 커질수록 오디가 작아지고 병해충 방제가 어려워 좋은 모양이 아니다.
오디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 나무가 크기 전이라도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권장 간격은 2.5~3m에 너비는 1.5m이다.
성장이 빠른 뽕나무는 너무 크게 기르면 수확이 어렵고 3~4년 후에는 밀식이 되기 때문에 2.5m 정도의 높이에서 잘라주는 것이 좋다. 햇볕을 잘 쪼여주면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열매가 맺게 된다.


식품에서 의류, 각종 생활용품까지 다양

뽕쌀은 뽕나무 잎과 어린 가지 등에서 발효 추출 공법을 이용해 추출한 미네랄과 활성 단백질을 양질의 쌀에 흡수시킨 뒤 건조해 만든 쌀이다. 이들 미네랄은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섭취할 수 없지만, 뽕쌀밥에는 풍부하게 함유돼 있게 마련이어서 뽕쌀이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서 양잠업을 하는 유재문(51) 씨가 최근 뽕쌀을 개발해 수출에 나서는 등 기능성 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유씨는 이 밖에도 건강 음료인‘ 유재문표 뽕D’라는 바이오 드링크를 상품화해 시장에 선보였으며, 상황버섯 음료도 개발, 시판하고 있다.
이 음료는 뽕나무에 기생하는 상황버섯을 이용해 미생물을 발효시켜 버섯 속의 각종 영양소를 추출해 만든 것이다. 또 버섯균사체 속의 단백질이 새로운 생리 활성 물질을 생성하는 성질을 이용했기 때문에 그냥 달여 먹을 때보다 약효가 좋고 복용도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양잠 산업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해, 녹색기술 창출을 모색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의 노력도 뽕나무의 가치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예전과 같은 누에고치 생산에서 탈피해 누에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양잠 산물 제품을 연구, 개발해 가공 출시된 기능성 양잠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누에가루를 시작으로 동충하초, 실크비누, 실크화장품, 실크치약 등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학습 및 기억력 개선 효과가 탁월한‘ 피브로인 BF-7’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한림대 의료원과 실크 인공뼈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으로 은나노 실크, 황금 수의, 기능성 식품소재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청정 누에마을, 관광 및 생태 공원, 전통 명주 단지, 오디 단지 등을 통해 잠업의 다양한 신가치 발굴과 친환경 고소득 특성화 단지로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페론?백신 등 의용단백질 생산, 고기능성 누에 창출 등 누에 생체 공장화를 통한 고부가 첨단 양잠을 구현할 계획이다.


농가는 감소, 오디 생산량은 증가

2008년 총 잠업 농가는 1,810호이며, 뽕밭 면적은 898.5ha, 누에 사육량은 2만 1,606상자로 전년 대비잠업 농가는 11.2%, 뽕밭 면적은 13.5%, 누에 사육량은 10.6%씩 각각 감소했다. 같은 해 농가당 누에 사육 규모는 6상자 이상이 2007년 42.2%에서 48.3%로 증가한 데 반해 5상자 미만은 2007년 57.8%에서 51.7%로 줄었다.
2008년 누에고치 등 양잠 산물 생산량은 175.7t으로 전년 대비 21.1% 감소했으며, 양잠 산물 총생산액은 103억원으로 2007년 131억원 대비 21.5% 감소했다. 이에 반해 2008년 면적은 1029.7ha, 오디 생산량은 3,244t 등으로 조사돼, 2007년 면적 744.1ha 대비 38.2%, 생산량 2,050t 대비 58.3% 늘어났다.

뽕나무 잎을 먹고 자란 누에
탐스러운‘ 오디’ 열매
정선군 봉양리 군청 앞 도로변에 있는 뽕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뽕나무 열매인‘오디’는 달고, 영양가가 풍부하며, 몸에 이로운 성분이 많은 과실이다.
뽕나무는 잎을 따기 위해 작게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