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하여/뽕의효능

[스크랩] 숨겨진 보물, 뽕 키우기(4) (이완주/계간귀농통문)

강토백오 2010. 8. 8. 09:41

  숨겨진 보물, 뽕 키우기(4) 이완주
농학박사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잠사곤충부장
 

양잠처럼 환경친화적인 농업도 없을 것이다

  

우선 뽕나무를 보자. 봄·여름으로 살충제 한 번씩에 제초제 한 번씩, 도합 4번으로 일년 농사를 마감하는 것이 보통이다.

 

누에도 마찬가지. 농약의 ‘농’자에도 떠는 것이 양잠농가인데 그래서 예전에는 누에 키우는 동안은 뒷간도 못 푸게 했고, 초상집에도 발길을 끊었다.

 

요즘 일부 지자체에서는 수원지 산야에 뽕나무 가꾸기를 시작하고 있다. 흡비력이 강하고 농약을 적게 쓰므로 환경친화형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물은 기능성식품 원료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이다.

양잠농가들은 여가를 잘 쓴다. 누에 농사는 봄, 가을로 한 번씩 짓고, 한 번에 길어야 두 달, 통산 일 년에 네 달이다. 물론 중간에 뽕밭을 관리하기는 하지만, 대개 누에치기 전후의 일이므로 네 달 속에 포함된다. 나머지는 생활을 풍요롭게 펼칠 수 있다.

 

뽕밭 거름주기와 관리

 

뽕나무는 다비성 작물이다. 비료를 많이 주면 생산성도 많고, 적게 주면 잘 안 커 수량도 적다. 특히 강원도나 고랭지에서는 비료가 적으면 쉽게 얼어죽어 봄누에를 제대로 칠 수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많이 주면 오히려 뽕잎 양도 떨어지고 잎 바탕도 나빠진다. 따라서, 알맞은 양을,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방법으로 주어야 한다.

 

한동안 양잠농가는 손쉬운 화학비료 일변도로 비배관리를 한 결과, 잎의 질도 나빠지고 누에의 병도 많아 알게 모르게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퇴비를 많이 주는 농가는 재해도 덜 받고, 항상 누에가 잘되어 소득이 높았다.

 

뽕나무가 먹는 양분

 
뽕나무가 필요로 하는 양분은 여느 작물처럼 모두 14가지 성분이다. 질소(N), 인산(P), 칼륨(K), 칼슘(Ca), 황(S), 마그네슘(Mg) 등과 같이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다량 요소와 함께, 구리(Cu), 붕소(B), 염소(Cl), 철(Fe), 망간(Mn), 몰리브덴(Mo), 아연(Zn) 등 적은 양을 필요로 하는 미량 요소가 그것들이다.

 

이들 성분을 공급해 주기 위해 화학비료로 질소질, 인산질, 칼리질 비료를, 그리고 석회질 비료, 퇴비와 같은 유기물을 시비한다. 이중 뽕나무는 특히 다른 작물보다 칼슘을 좋아하므로 반드시 석회질 비료를 주어야 한다. 이밖에 아연과 같은 미량요소는 화학비료로는 줄 수 없으므로 퇴비 등 유기물로 공급한다.

 

양분의 역할

 
(가) 질소
: 뽕나무는 호질소성 작물이다. 질소를 주지 않으면 다른 성분을 모두 주어도 비료를 전혀 주지 않은 것과 같은 정도로 수량이 떨어진다. 그러나 너무 많이 주면 잎 바탕이 나빠져 병에 걸리는 누에가 많이 생기고, 언 피해에 걸린다.

(나) 인산 : 개간지 뽕밭에서는 질소질만큼이나 뽕잎 수량에 영향을 주지만, 일반적으로 수량보다는 잎 바탕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인산이 부족한 흙에서는 뽕잎의 아미노산 균형이 깨져 누에가 더디 자라고, 도중에 죽는 누에가 많다.

(다) 칼륨 : 수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모자라면 잎 바탕이 나빠지고 추위와 가뭄에 약하다.
이밖에 칼슘은 누에의 건강을 좋게 하고, 철과 마그네슘은 잎의 엽록소를 만들어 주며, 황은 단백질 합성을 잘 해주어 잎 바탕을 좋게 하며, 붕소는 봄철 눈을 잘 트게 한다.

 

시비량의 결정

 
뽕밭에 주는 거름의 양은 첫해에는 10a당 질소 25kg, 인산 11kg, 칼륨 15kg이고 2년째부터는 매년 질소 30kg, 인산 13kg, 칼륨 18kg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매년 뽕밭에 인산질과 칼륨질을 너무 주어 흙에 축적된 양이 적지 않으므로,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검정을 받아서 시비량을 조절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흙을 분석해서 인산은 200ppm이상, 칼륨은 0.5me/100g이상에서는 시비량을 조절해야 한다.

 

거름 주는 시기

 
같은 양의 거름을 주어도 알맞은 때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진다. 뽕나무 거름은 보통 봄거름, 여름거름, 가을거름의 3회로 나누어준다. 봄과 여름거름으로는 화학 비료를 주고, 가을거름으로는 땅심을 높여 주는 유기물과 석회 등과 같은 토양 개량제를 준다.

 

 

거름 주는 방법

 
화학비료를 줄 때에는 3요소를 한꺼번에 주고, 뽕밭 전면에 뿌리가 퍼져 있으므로 골고루 뿌려 주어야 한다. 한쪽에만 비료를 주면 비료가 한쪽으로만 공급되어 잎의 질이 가지마다 달라진다. 그러나 경사지나 모래, 자갈이 많은 땅에서는 뿌리 근처에 골을 파고 비료를 주고 묻어 주는 골시비 방법으로 한다.

  

나무를 심은 해 여름비료는 뽕밭이 비닐로 덮여 있으므로, 그루의 좌우 10cm 부근에 구멍을 뚫고 비료를 넣어 준다. 심은 뒤 2∼3년 밖에 안 되어 뿌리가 뽕밭 전면에 다 뻗지 못한 경우에는 뿌리가 뻗어 있는 끝 부분을 파고 골시비를 한다.

 

흙이 산성이면 중성에 비해 3요소의 효과가 최고 40%까지 떨어지므로, 미리 석회를 뿌려 흙을 개량한다.

 

뽕잎에 요소 거름주기

 
비료 중에 잎에서 가장 잘 흡수되는 비료는 요소 비료이다. 심지어는 다른 비료를 잎에 줄 때 요소를 함께 뿌리면 그것도 흡수율이 높아진다. 가을 뽕잎은 항상 굳어 있는데 요소를 뿌려주면 수량도 많아지고 부드러워지며, 잎 바탕도 좋아진다. 요소 0.5%(물 10l에 요소 50g) 수용액을 봄에는 3∼5일, 가을에는 7일 간격으로 4번 뿌려 준다.

 

뽕밭 토양 개량

 
오래 농사를 짓다보면 토양이 악화된다. 작물이 제가 좋아하는 것만 빨아먹고 뿌리로 배설물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한편 빗물이 양분을 계속 씻어 내어 토양은 불균형상태에 빠지게 된다. 또한 화학비료를 계속 주면 물리성도 나빠진다. 따라서 토양개량은 농사짓는 데 필수적이다. 마치 우리도 쇠약해지면 보약을 먹는 이치와 같다.

 

뽕나무는 콩이나 다른 1년생 작물과 달라 한 곳에 수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뿌리를 박고 자라므로, 뿌리 주변의 토양 환경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높은 수량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토양 개량이 필요하다. 토양 개량에 알맞은 시기는 뿌리가 쉬는 낙엽 후부터 이듬해 3월 하순경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3∼4년에 한 번씩 고랑에 깊이와 너비 각각 30cm 씩의 골을 파고 석회와 땅심을 높이는 유기물을 넣고 묻어 준다.

  

뽕나무에 적당한 산도는 6.5∼7.0이며, 유기물 함량은 3.0%이상, 유효인산은 200ppm 정도이다. 한해 농사가 끝나면 뽕밭의 흙을 떠서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맡겨 분석을 받는다. 화학비료에만 의존하여 누에농사를 짓다보면 구리, 아연, 철, 붕소 등 미량요소가 부족해져 수량도 떨어지고, 뽕잎의 질이 나빠지므로 유기물 시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뽕밭 관리

 
(가) 갈기

 
뽕밭을 갈아주면 뿌리로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 저장이 많이 될 뿐만 아니라, 양분이 많은 겉흙이 속으로 들어가 이용률이 높아진다.

 
한 해에 갈이는 보통 3번 하는데 봄갈이는 땅이 풀린 후부터 3월 하순경 사이에 봄비료를 주고 갈며, 여름갈이는 여름베기 후 여름비료를 주고 한다. 가을갈이는 낙엽 후 유기물과 석회를 주고 한다. 봄갈이와 여름갈이는 겉을 가볍게 갈며, 가을갈이는 트랙터나 경운기 쟁기를 이용하여 깊이 갈아 토양 물리성을 개량해 준다.

 

(나) 제초

 
잡초는 뽕나무가 먹을 물과 양분을 빼앗고, 병해충 발생을 많게 한다.  김매기는 봄철에 2번, 여름베기 후 3번 등 모두 5번을 한다. 뽕밭 관리비용의 절반 이상을 김매기에 쓴다. 따라서 김매기 노력을 줄이는 것은 뽕밭 관리 노력을 줄이는 관건이 된다.

 

김매기 노력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운기와 제초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뽕밭 이랑의 나비가 1.8m 내외인 경우 8마력 경운기를, 이랑의 나비가 2.0m 이상인 경우에는 트랙터에 로터리를 붙여 가볍게 갈아서 제초를 한다. 그루 사이는 농기계를 쓸 수 없으므로 제초제를 뿌리거나, 부직포를 깔아 풀이 나오지 않도록 한다.

 

비닐피복 뽕밭의 제초제 사용법

 

심은 첫해는 뽕밭을 투명한 비닐로 피복하는데 뽕나무도 잘 자라지만 잡초가 더욱 더 잘 자라 오히려 역효과를 본다. 비닐을 피복하기 전에 잡초를 모두 없애고 비료를 주고 나서, 10a 당 시마네 수화제 75g 또는 알라 유제 150mL를 물 80l에 타서, 비닐이 덮이는 부분에만 뿌리고 피복해 준다. 이 양은 보통 주는 양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비닐로 덮여 있어 분해가 덜 되므로 그 효과는 2개월까지 이어진다.

 

일반 뽕밭에서의 제초제 사용법

 

일반 뽕밭에서 1년에 제초제는 봄·여름 2번 뿌리면 되며, 쓰는 양은 10a 당 시마네 수화제 300g 또는 알라 유제 600ml를 물 120l에 타서 뽕밭 전면에 고루 뿌린다. 이미 잡초가 나와 있으면 경운기로 로터리를 치고 뿌리거나 잡초가 있는 그 상태에서 그라목손 300ml를 앞의 제초제와 섞어 잡초와 흙에 골고루 뿌린다.

 

 

쉬어 가는 언덕

뽕나무 뿌리에서 가지로의 양분 이동 모식도 (한쪽 뿌리에서 흡수된 양분은 한쪽 가지로만 올라간다).

뿌리에서 흡수한 양분은 어떤 가지에나 골고루 배급될까?

 

뽕나무를 가운데를 막은 화분에 뿌리를 반씩 나눠 심는다. 한 쪽에는 비료를 충분히 주고, 나머지 한 쪽은 전혀 주지 않고 가지가 자라는 것을 관찰한다. 한 쪽 가지들은 잘 자라는 반면, 다른 쪽 가지들은 자람이 나쁘다. 잘 자라는 가지들은 비료를 충분히 준 곳의 뿌리와 연결되어 있고, 안 자라는 가지들은 비료를 주지 않은 곳의 뿌리와 연결되어 있다. 이렇듯 뿌리와 가지가 저마다의 물관으로 연결되어 물과 함께 비료 성분이 일정한 가지로만 공급된다. 따라서 비료를 줄 때 골고루 주지 않으면 흡수를 하지 못하는 뿌리 때문에 자라지 못하는 가지가 생기게 된다. 또한 그 가지의 잎은 질도 나쁘다.

 

글 가져온 곳 : 귀농통문 22호 | 2002년 여름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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