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다래(Actinidia arguta)는 낙엽활엽의 덩굴성식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에 자생한다. 내한성이 우수하여 hardy kiwifruit라고도 불리는 다래는 암수가 다른 자웅이주 식물로 5월에서 6월 사이에 꽃이 피며, 10월경에 열매가 성숙한다. 다래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2`~5속 280~560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다래, 개다래, 섬다래, 쥐다래 등 4종류가 분포한다. 한방에서는 다래를 미후도라고 하며, 열을 내리게 하고 갈증을 멈추게 하며 소화불량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피로회복이나 괴혈병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미후도근이라 불리는 다래나무의 뿌리는 소화불량이나 구토 그리고 관절통 등의 치료에 사용하였다. 키위 혹은 참다래로 불리는 양다래(A. deliciosa)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1977년경 뉴질랜드로부터 도입되었다. 하지만 내한성이 약해 제주도,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남해안 일대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며 최근에는 충남, 경기 서해안의 극히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로 재배되고 있을 뿐이다. 양다래는 다래와 마찬가지로 비타민의 함량이 다른 과실류보다 비교적 높고 무기질 함량은 사과나 포도류보다 2~3배 높으며 향과 과육의 색이 매우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양다래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내한성이 약해 국내에서 재배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92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내한성이 강해 국내에서도 재배 가능한 양다래의 대체수종을 개발하고자 양다래와 국내종 다래 우량개체를 모수 또는 화분수로 하여 10조합을 인공교배하였다. 과실특성을 조사하고 안정성 검정을 수행한 결과 추위에 강하고 과실의 크기가 키위보다 큰 키위를 모수로 한 대립성 교잡종 다래 신품종 ‘대명’, ‘황옥’, ‘자왕’ 등 3품종을 개발하였다. 토종다래는 내한성은 강하나, 과실의 크기가 작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토종다래를 모수로 하여 키위 수나무 품종인 ‘마추아’(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언어로 아버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를 화분수로 하여 인공교배한 결과 교잡종 다래 2품종(‘SM 1-7’과 ‘SM 2-13’)을 육성하였다. 이 글에서는 양다래를 모수로 사용한 교잡종 다래 3품종과 토종다래를 모수로 사용한 교잡종 다래 2품종에 대한 품종 육성 경위와 과실의 특성 그리고 이들의 이용에 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다래의 인공교배
다래는 암수가 다른 자웅이주 식물로 암나무에서는 암꽃만 피고, 수나무에서는 수꽃만 핀다. 따라서인공교배가 필수다. 인공교배에 의해 품종을 육성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수꽃을 채취하여 화분을 수집한다(당일 개화된 꽃이나 꽃잎이 반 정도 개화된 꽃이 적절하다). 2) 꽃가루 채취기를 이용하여 약(꽃밥)을 채취한다. 3) 꽃밥을 하루 동안 건조시키고 체로 정선하여 꽃가루를 수집한다. 4) 석송자 등과 같은 증량제를 10배 정도의 비율로 혼합한다. 5) 증량제가 섞인 꽃가루를 붓이나, 면봉 혹은 분사기를 이용하여 암꽃에 묻혀준다. 양다래를 모수로 사용한 교잡종 다래 내한성이 강하고 대립다수확성인 우량품종을 육성하고자 양다래 ‘헤이워드(Hayward)’를 교배모수로 하고 국내산 다래 우량개체인 ‘명주 15호’와 ‘춘천 3호’를 화분수로 인공교배하여 대명, 황옥, 자왕 등 3품종의 우량개체를 육성하였다. 육성된 신품종들은 중부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할 정도의 내한성을 가지고 있으며, 양다래보다 과실의 크기가 크다.
토종다래를 모수로 사용한 교잡종 다래
토종다래보다 과실형질이 우수한 우량품종을 육성하고자 토종다래 선발 품종 중에서 ‘새한’ 품종을 교배모수로 하고 양다래의 수분수 품종인 ‘마추아’를 화분수로 인공교배한 결과 토종 선발 다래보다 입중과 크기가 큰 우량품종 ‘SM 1-7’과 ‘SM 2-13’ 등 2품종을 육성하였다.
다래의 재배
다래는 양지나 음지 어느 곳에서도 잘 자라며, 내한성이 강하여 추운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특히, 다래는 뿌리가 지표면 근처 10∼15cm 깊이 정도에 많이 모여 자라는 천근성 수종으로 서리와 가뭄에 약하며 특히 건조할 경우 생장이 저하되거나 심할 경우 조기낙엽현상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관수시설이 필요하다. 다래의 재배적지로는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토양의 통기성과 보수력 및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로 하루 일조시간 중 2분의 1은 양지이고 나머지 2분의 1은 음지가 되는 곳이 이상적이다. 지형적으로는 바람이 막힌 남쪽사면으로 계곡 부위의 휴경지, 산록 등지가 적합하다. 강산성 토양에서는 생장이 불량해질 수 있으므로 토양산도는 중성이 적당하다. 다래는 덩굴성 식물이므로 지주선반을 설치하여 매년 줄기가 잘 뻗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한다. 이때 지주의 설치 간격은 5~6m 간격으로 하고 지주와 지주 사이는 철선을 연결하여 줄기가 철선을 타고 뻗어나갈 수 있도록 유인해 주는 것이 좋다. 다래를 충실히 재배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형조절을 위하여 정지전정을 실시해야 한다. 다래는 수액유동이 빠른 수종이므로 1월 중에 실시하되 늦어도 2월까지는 정지전정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정지전정은 도장지를 위주로 하며 기부로부터 9~13개의 눈을 남기고 절단하여 솎아내고 그 외에 고사지를 솎아낸다.
다래의 이용
<동의보감>에 의하면 다래는 “심한 갈증과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것을 멎게 하며 결석치료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열기에 막힌 증상과 토하는 것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래는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되어 왔다. 또한, 진통제, 이뇨제, 해열제, 갈증해소 등에 널리 쓰인다. 잘 익은 다래는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 예로부터 술을 담가 먹었으며 이를 미후도주라 하였다. 이른 봄에는 어린 다래순을 채취하여 묵나물로 먹거나 줄기에 상처를 내고 수액을 채취하여 마시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다래의 열매에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생식은 물론 음료, 잼 등으로 개발되어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맺음말
양다래를 모수로 한 교잡종다래는 추위에도 강하여 중부 내륙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므로 수입되고 있는 키위 대체작목으로 농산촌 소득원 창출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토종다래를 모수로 한 교잡종다래는 기존의 다래보다 우량하여 새로운 수요를 만들 것이다. 따라서, 개발된 신품종 다래의 조기보급을 위해서 신품종 출원 및 품종보호권 설정 절차 그리고 지역 적응성 검정을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본격적인 보급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농산촌의 소득증대와 우리나라 유실수 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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