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사할린, 쿠릴 열도, 중국 북부 및 동시베리아 등에 분포한다. 국제적으로는 국제식물명명규약에 따라 ‘Ulmus davidiana var. japonica (Rehder) Nakai’란 학명(scientific name)으로 명명되어 불리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안가나 도서지역을 제외한 해발고 100~1,000m 범위의 산기슭과 산골짜기 완경사지의 토심이 깊고 토양유기물이 많으며 배수가 양호한 양토나 미사질양토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수고 30m, 흉고직경 1m까지 자란다. 느릅나무는 전통적으로 민간의 약재로써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어 왔으며, 줄기껍질을 유백피(楡白皮), 뿌리껍질을 유근피(楡根皮), 열매를 유전(楡錢)이라고도 부르며 소화기 계통의 궤양 치료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또한 열매는 술이나 장을 담그기도 하고 껍질과 잎을 쪄서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최근에는 생화학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항균, 항염, 항암 및 항산화 활성 등의 효과가 알려져 남벌과 약초꾼들의 수피 채취로 인해서 자생지 파괴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느릅나무속 중에서 제일 큰 나무로 수피 특성, 잎과 시과의 형태 및 털의 유무, 시과에서 종자의 위치 등에 따라 느릅나무속 수종들과 분류된다. 꽃은 양성화로 봄에 잎이 돋기 전에 피며, 열매는 둥글고 납작한 날개에 싸인 시과로 종자가 시과의 중간에 있으며 5~6월에 성숙한다. 그러나 개화하여 결실에 이르는 기간이 짧고 결실이 되더라고 기상조건에 따라 단시일 내에 낙과에 이르기 때문에 종자 채취가 매우 어려운 수종 중의 하나로 미성숙 종자나 활력이 낮은 종자를 수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느릅나무 종자의 수명을 조사함으로써 유전자원 보존을 위한 시설저장이나 양묘를 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느릅나무 종자는 오대산 월정사 부근에서 결실이 양호한 개체목 3본(A, B, C)을 선정하여 수집하였다. 수집된 종자는 실온(25℃)에 저장하고 인큐베이터를 이용하여 20℃ 광조건에서 7일 동안 발아율과 종자함수율을 일별로 조사하였다. 실험오차를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실온 저장기간에 따라 개체목별로 25립씩 3회 반복으로 실시하였다. 실험결과 느릅나무 종자는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발아율과 종자함수율이 급격하게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아율은 실온저장 2일 이상이 경과되면 활력이 급격히 떨어져 6일 정도면 활력이 모두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함수율은 실온저장 2일 정도면 함수율이 11% 정도를 나타내었으며 이때 종자에 대한 수분함수율은 5% 정도에 해당되었으며 활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느릅나무 종자는 실온저장 기간에 따라 활력에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비교적 단기간에는 비용과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서 채취 즉시 냉장보존이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장기저장을 위해 수집된 종자는 활력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저온저장고에 4~6% 정도의 낮은 종자 수분함량에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이런 종자를 ‘저장성 종자(orthodox seed)’라 한다. 그러나 느릅나무 종자는 종자 수분함량이 5% 정도에서는 활력이 거의 없으므로 종자 보존이 어려운 ‘난저장성 종자(recalcitrant seed, 難貯藏性種子)’로 나타났다. 특히 느릅나무 종자는 외형적으로 성숙단계에 도달해 수분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가 활력이 가장 왕성하며 열매인 시과에 건조가 일어나 색깔이 황색으로 바뀌기 시작하면 단기간에 활력이 급속히 소실되는 것으로 나타나 종자 채취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채취 후 건조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이 높은 종자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종자는 유전을 통하여 후대에 생명을 전달하는 중요한 재료이며 식물체나 다른 부위에 비하여 보존성에서 뛰어나지만 수종마다 종자의 수명이 매우 다르다. 느릅나무 종자는 저장이 어려운 난저장성이므로 장기보존을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난저장성 종자는 장기저장을 위해 액체질소(-196℃)를 이용하여 생명을 최대한으로 연장하는 초저온방법이 이용되며 종자의 배만 적출하여 초저온 보존 후 배양하여 복원하거나 체세포 배로 보존하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느릅나무의 경우 종자 결실이 많고 발아율이 높기 때문에 시과가 거의 성숙하여 건조되기 전에 자연집단에서 종자를 채취하여 바로 파종 양묘하여 현지 외 보존(field conservation)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느릅나무는 개화하여 결실에 이르는 기간이 짧고 결실이 되더라고 단시일 내에 낙과에 이르기 때문에 종자의 채취는 외형적으로 원형에 가까우며 성숙단계에 도달해 시과의 건조가 시작되는 전 단계에서 수집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느릅나무 종자는 자연상태에서 수명이 매우 짧은 종자이므로 유전적 보존 및 이용을 위해서는 자연집단의 안정적 보존뿐만 아니라 초저온 저장방법 개발이나 과학적 분석을 통한 보존원 조성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재해의 빈발, 산림생태계의 변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많이 나타나고 있고 특히, 산림유전자원은 한 번 소실되면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사용 가능하도록 국민 모두가 그 소중함을 알고 아끼는 마음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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