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약초

삼지구엽초

강토백오 2011. 11. 27. 21:37

산림에서 황금 알을 낳을 수 있는 삼지구엽초
글·사진 / 전권석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
삼지구엽초 세밀화(국립수목원 자료)
임간재배 광경(전남 광양 백운산)
재배환경(활엽수림, 전남 광양 백운산)
임간재배 광경(경남 거창)
재배환경(활엽수림-상층부, 경남 거창)
삼지구엽초
연잎꿩의다리
건조된 삼지구엽초
유사식물인 연잎꿩의다리

현재 우리나라는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라 새로운 단기임산 소득자원의 발굴과 재배기술의 개발이 시급함을 인식하여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웰빙, 로하스(LOHAS) 등이 보편화되면서 국민 식생활에 대한 청정식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산림 내 약용식물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함으로써 향후 임산자원의 부가가치가 높아져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농가에서는 대부분 산림 내에 자생하던 약용식물자원을 소비자의 기호와 수요에 맞추어 작업여건을 편리하게 하면서 대량 생산하기 위해 노지에서 집단재배를 하고 있다. 이에 병충해 발생이나 토양 양료 결핍에 따른 작물생산량 증가를 위한 인공시비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나아가 식물 고유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약용식물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청정식품에 대한 선호도와 시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량이 매년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식·약용으로 평범하게 이용되던 식물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귀중한 약품원료가 되는 것을 언론보도나 방송을 통해 접하게 됨으로써 국토의 약 64%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림면적은 농·산촌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궁무진한 희망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노지재배에서 대단위 임간재배로 이동하는 현실에 맞추어 산림에서 임간재배가 가능한 단기임산 품목 중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단기임산품목의 임간재배란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은 단기임산품목의 임간재배 유형을 재배품목의 생육조건과 산림환경을 고려하여 기존의 7가지 유형에서 5가지 유형(①개벌형, ②강도 간벌형, ③약도 간벌형, ④대상 개벌형, ⑤위요(圍繞)형)으로 구분한 바 있다). 이들 임간재배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임지의 대부분이 노출되어 있어 지목형과 면적 1ha(10,000㎡)에 임목이 200본까지 존치하고 있는 개벌형은 단기임산 품목 중 양지성 식물의 생육이 가능한 재배환경을 이루고 있으며, 산지의 숲이 대부분 천연활엽수림과 혼효림인 울폐형과 인위적으로 조림을 하여 성장한 숲(침엽수림, 활엽수림)을 솎아베기 한 약도 간벌형의 경우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생육환경이 조절되는 음지성과 반음지성의 단기임산 품목이 적합하다 하겠다.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는

학명은 Epimedium koreanum Nakai이며, 매자나무과(Berberid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약용으로 쓰이는 이름은 음양곽(淫羊藿), 방장초, 선령비, 강전으로 불리며 자연에서는 중부 이북지역의 산기슭이나 산골짜기에 나무가 울창한 숲 아래에서 자란다.
삼지구엽초의 뿌리는 옆으로 뻗으며 잔뿌리가 많이 달리고 꾸불꾸불하며 자라는 높이는 30cm 안팎으로 한 포기에서 여러 줄기가 나와 있다. 한 가지에서 3개로 갈라져 잎이 3개씩 9개가 되어 삼지(三枝) 구엽(九葉)초라 한다. 줄기는 가늘고 원주형으로 표면은 황록색 혹은 담황색이고 광택이 있다. 줄기에 붙은 잎은 마주나기(對生)하고 2회 3출 복엽(2개 이상의 작은 잎)이다. 계란 모양의 잎은 끝이 약간 뾰족하고 밑 부분은 심장처럼 생겼다. 3개의 잎 중 중앙에 위치한 것은 양쪽(좌, 우)에 위치한 잎보다 비교적 크다. 잎의 가장자리는 황색으로 가시 같은 잔 톱니로 되어 있고, 길이는 5∼15cm, 너비는 4∼10cm 정도이다. 잎의 표면은 황록색이고 뒷면은 회록색이며, 주맥은 7∼9줄이고 밑부분에는 드문드문 가늘고 긴 털이 있고 그물맥이 또렷하다. 작은 잎자루는 길고 엽질은 빳빳하다.
꽃은 황백색이며 원줄기 끝의 총상화서에 밑을 향해 달리므로 일반인들이 꽃을 관찰하기가 어렵다. 4월 중순∼5월 상순경에 잎이 전개될 때 원줄기 중간에 총상화서로 꽃이 피고, 아래를 향해 핀 황백색 꽃이 배의 닻 모양과 같다 하여 닻풀이라 불리기도 한다. 6월경에 줄기 밑에서 새로운 눈이 형성되어 다음해에 새로운 줄기로 출현하게 된다. 꽃받침의 잎은 8개이고, 겉의 4개는 작으며 크기가 서로 같지 않고 일찍 떨어지지만 안쪽의 4개는 크며 크기도 비슷하다. 6월에 열매가 성숙되어 터지면서 종자가 나오는데 종자는 3∼12개이다.
삼지구엽초와 유사한 식물로서 ‘연잎꿩의다리’와 ‘꿩의다리아재비’가 있는데 이들은 삼지구엽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단지 이들 식물은 가지가 세 번씩 갈라져 아홉 장의 잎을 가졌다는 공통점에서 소비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농·산촌의 5일장과 산행 중 노점상에서 건조된 것을 판매하고 있는데 대부분 삼지구엽초가 아닌 앞의 두 식물이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삼지구엽초의 약용 부위는 엽(葉, 음양각)과 근경(음양곽)을 이용하고 주요 성분은 이카린(Icariin), 정유, 세릴알콜(ceryl alcohol), 피토스테롤(phytosterol), 탄닌(tanin), 유지 등은 물론 팔미틴산(palmitic acid), 스테아린산(stearic acid), 올릭산(olieic acid), 리놀레인산(linoleic acid) 등의 지방산과 프라보놀을 함유하고 있다.
『동의학사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맛은 맵고 달며 성질이 따뜻하며 신경, 간경에 작용한다. 신양을 보하고 정기를 도우며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고 풍습을 없앤다. 강정작용, 이뇨작용(많은 양은 오줌량을 줄인다.), 혈압낮춤작용 등이 실험을 통해 밝혀져 있다. 특히,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인 이카린(Icariin)이 강정작용을 나타낸다고 보며 음위증, 성신경 쇠약, 성호르몬 작용, 오줌누기 장애, 귀울이, 잊음증, 비증, 달거리(생리) 장애 등에 쓰며, 허약한 사람의 보약으로도 쓴다. 하루 6∼10g을 달임약으로 먹는다”라고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소주와 혼합하여 약 3개월이 경과한 후에 복용하는데 취침 전에 소주잔으로 1∼3잔 정도 마시면 저혈압증, 당뇨병, 심근경색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린잎을 달여서 차 대신 마시면 신체 전체의 혈류가 좋게 되고 신진대사가 왕성하게 되어 활력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삼지구엽초는 왜 임간재배가 가능한가

삼지구엽초는 반음지성 식물로 자생지의 생육환경이 산지 계곡부나 산록부의 북동 또는 북서 방향으로 경사 5∼30°인 곳에서 자란다. 이유는 다년생 초본의 대부분 겨울철 휴면에 들어가 해빙되기 전까지 생육이 정지하므로 휴면에 필요한 온도와 기간은 5℃ 이하의 저온에서 45일 이상이 경과되어야 하며 여름에도 휴면조건을 충족시켜주면 출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저온이 충분히 경과되지 않으면 출아 및 생육이 저조하며, 산간지가 아닌 저지대에서 재배할 때는 여름에 고온의 영향을 받아 생육이 저조하고 일찍 낙엽이 지므로 중부 이남지방은 저온요구도가 부족하여 생육이 다소 저조하다. 그리고 자생지의 조도가 나지 대비 2∼5% 수준으로 광투과 및 상대조도가 매우 낮은 곳에서 자라며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생육장애를 받는 특성을 가지므로 활엽수림 내 임간재배 품목으로 적절하다 하겠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차광 수준을 70%로 하여 재배할 경우 초기 생육은 양호하였으나 고온기에 다소 생육에 장해가 있었으며 90%의 차광을 실시한 경우 초기 햇빛이 부족하여 초기생육이 다소 미흡하였다. 차광 시기별로는 조기차광을 하는 것이 생육 및 신근장 형성에 유리하다.
따라서 삼지구엽초를 산지에서 임간재배를 할 경우 숙전재배에 비해 차광시설 설치 및 퇴비 시용 등의 생산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어 경영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며 산지와 인접한 유휴지를 활용하여 토지 이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임간재배는 집약적인 관리가 힘들어 정식 초기 관수시설 미비에 의한 건조피해가 우려되고 생육 기간 중 다른 초종과의 경합에 따른 생육 장해가 유발되기 쉽고 수확이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기상(氣象)을 고려하여 정식 시기를 조절하여 건조피해를 최소화시키도록 한다. 특히, 활엽수림의 임간재배는 상층임목의 비음도가 65∼75% 정도 되는 곳이 적합하고 뿌리가 땅속 깊이 뻗는 천근성 식물로서 지표면 10cm 내외에서 뿌리가 신장해 나가므로 물 빠짐이 잘 되는 사질양토가 좋으며, 토양의 산도는 pH 5.5∼6.5가 적합하다. 그리고 가을철에 떨어진 지표면의 낙엽은 월동기에 피복 효과와 보습 효과를 충족시켜준다. 이는 노지재배의 피복물(짚 등)을 이용해 대체 효과를 보게 하는 것과 같다.
삼지구엽초의 번식은 근경을 이용하는 영양번식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왜냐하면 6월에 꽃이 성숙하게 되는데 개화 및 결실률이 매우 낮고 등숙 중 비바람에 꼬투리가 모주로부터 쉽게 떨어져 나가 종자 채취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심는 시기는 개화기 이후 어느 때나 가능하지만 생육이 끝난 이후 휴면기에 들어가기 전 10월 하순경에 심는 것이 효과적이다. 심는 간격은 10×15cm로 하며, 3년째에는 15×20cm로 이식을 하여 3cm 깊이로 얕게 심는다.
삼지구엽초의 병해충 중 병해는 현재까지 특별히 관찰되는 증세가 없으나 충해의 경우 5월 상·중순경 잎이 출현하여 생장하는 유엽기에 엽육을 뚫고 들어가 잎에 피해를 주는 굴나방 유충이 발생하는데 방제방법은 삼지구엽초가 고시된 약제는 없으나 다른 작물에 적용되는 굴나방 약제를 이용하여 발생 초기 1회 살포하면 약해 발생 없이 방제가 가능하다.


삼지구엽초의 수확과 이용

삼지구엽초의 수확은 중부지역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이며, 남부지역은 장마 전인 6월 중순경부터 9월 중순까지 가능한데 특히, 잎은 봄철에 활짝 개엽하였을 때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채취도구는 가위 등을 이용한다.
수확 부위는 지표면에서 3∼5cm 정도에서 어린잎까지 모두 수확하여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햇볕에서 건조를 하게 되면 약재 특유의 색깔이 희미해지며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최근,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삼지구엽초로 만든 드링크제와 의약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어린잎(경엽)은 티백 포장, 건엽 등으로 판매·유통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과 유럽은 상록성 품종을 주로 음지성 지피식물로 이용하고 있고, 일본은 교배육종을 통해 다양한 화형과 화색을 가진 품종들을 분화용 화훼식물로 개발하여 이용하고 있기도 한다.


맺음말

산림의 이용은 생활에 필요한 용재, 목재, 원목 등 직접적인 이용과 부산물을 얻는 간접적인 이용으로 나누는데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산림에서 단기임산 소득을 얻는 간접적인 이익 또한 중요하다. 특히 국민건강 증진에 많은 기여를 하며 소비되고 있는 한약재의 경우 그 종류와 양, 가격적인 측면에서 국내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수입산 한약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량으로 수입되는 한약재의 잔류농약성분, 유통과정에서의 위생적이지 못한 관리실태 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점과 비싸더라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국산 한약재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이에 오래전부터 임산약초의 일부 품목인 산양삼, 더덕, 도라지, 오가피, 오미자 등 10여 종의 경우 다수의 농가에서 임간재배를 하여 품질의 우수성으로 소비자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에 뛰어난 약리 효과와 임간재배에 적합한 품목인 삼지구엽초를 자생지의 생육환경과 유사하게 임간에서 재배함으로써 농가의 고소득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현재 삼지구엽초를 기능성 음료 등의 원료로 이용하면서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대량으로 재배되지 않고 자연에서 채취하여 수요를 충당하고 있으므로 하루 빨리 자연생태계보존을 위해서 체계적인 임간재배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