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하여/황칠나무

[스크랩] 황칠나무(옮긴글)

강토백오 2011. 3. 5. 10:01

우리 나라 황칠나무에서 채취한 수지액인 황칠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금색 전통 천연도료로 광택이 우수하고 투명하다. 황칠나무의 재배 및 육종현황과 자원화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서 론

인류는 의식주의 해결을 위하여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고대에는 주로 식물자원을 천연 그대로 이용하여 왔지만 문명과 생활 양식의 변화로 자생하는 식물들 중에서 이용 가치가 높고 재배가 용이한 식물들을 우선적으로 이용하여 재배하게 되었다. 자생식물로부터 작목으로의 개량은 재배과정에서 우량한 형질을 지닌 식물들이 선발되고 불량한 개체들은 도태되면서 자연스러운 선발육종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현대에는 자연과학의 발달과 육종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식물자원을 활용한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여 신품종의 육성 및 재배기술 개발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임목육종은 주로 특수한 물질의 증진을 위한 목적보다는 생장이 빠르고 통직한 형질, 즉 목재 가치가 우수한 것을 대상으로 실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목재뿐만 아니라 임목이 가지는 특수한 목적인 특수성분, 약용, 천연도료 등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요구와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서 경제성이 높은 수종으로부터 특수한 물질 생산과 증진을 위한 육종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 나라 특산 수종인 황칠나무에서 채취된 황칠은 황금색 천연도료로서 투명하고 광택이 우수하며, 장기적으로 사용하여도 변하지 않아 목공예품의 보존 및 내구성을 요하는 재료에 대하여 적합한 도료로 재인식되고 있다. 그 가치는 현대의 어떠한 인공도료로도 모방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고급 공예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서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천연도료 자원인 황칠나무는 개체에 따라서 형태적 특성 및 칠액 생산량에 다양한 변이가 존재하며 칠액 생산 능력이 우수한 나무가 있는 반면 생장이 우수하여도 칠액 생산이 전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황칠나무 천연 집단의 형태적·유전적 변이를 조사하고 그 요인들을 토대로 칠액 생산량이 많은 우량개체를 선발하여 그 차대들을 육성·보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적 특성

황칠나무의 어린가지는 털이 없고 윤택이 나며, 잎은 어긋나기하고 길이는 8∼10cm로 양면에 털이 없다. 주로 성숙지의 잎은 달걀꼴이고 가장자리가 분열되지 않지만 맹아지나 미성숙지는 장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3∼5개로 크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잎자루의 길이는 3∼5cm로 털이 없고 뒷면이 편편하거나 홈이 파여 있다. 꽃은 산형화서 또는 복합산형화서로서 7∼8월에 황백색으로 가지 끝에 달리며 화경의 길이는 3∼5cm, 소화경의 길이는 5∼10mm 정도이다. 열매는 장과이며 타원형으로 8∼11mm 정도이고 11∼12월에 검정색으로 성숙한다.

분포 및 생육 환경

황칠나무 천연 분포 지역은 온대 남부 및 난대에 속하는 남·서 해안 도서지역과 제주도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가장 동쪽의 분포역은 경남 거제도의 갈곶도이고 서쪽은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 남쪽은 제주도, 북쪽은 충남 보령군의 외연도이다. 그리고, 내륙지역의 분포 북한계는 전남 해남의 두륜산이지만 이들 천연 분포역을 벗어난 충남 서산(천리포 수목원), 전북 전주, 전남 함평, 광주 등의 지역에서도 식재목으로서 양호한 생장을 보이고 있어 그 생육 가능 범위는 보다 넓을 것으로 판단되어 조림지역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직분포를 보면 제주도는 해발 950m까지 분포하고 있으나 내륙과 도서지역에서는 해발 50∼400m의 범위에서 생육하고 있다. 천연 분포지역의 기상조건은 월 평균 최저기온이 2℃ 이상이고, 연평균 강수량은 1,325mm 이상인 지역이다. 또한, 토양특성은 유기물 함량이 우리 나라 산림 토양의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고 토양산도는 4.8∼6.2로 약산성을 보이며 토양수분 함량이 16.5∼27.4%로 비교적 습도가 많은 산허리와 계곡부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황칠나무 재배

황칠나무의 종자채취 시기는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여 검정색으로 변색되는 11∼12월에 채취하는데 반드시 과육을 제거하여야 한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으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열매가 완전히 검정색으로 성숙되지 않더라도 가급적이면 조금 일찍 채취하는 것이 좋은데 그것은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새에 의한 손실과 채취할 때 낙과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간 미성숙된 종자도 5∼7일 정도 물에 담가 두면 후숙되어 발아율에는 큰 차이가 없고 과육의 제거도 용이해진다.
종자의 파종은 춘파의 경우 3∼4월, 직파의 경우는 11∼12월에 실시하는데, 직파의 경우, 저장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파종 후 상주의 피해와 조류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어 춘파하는 방법이 보다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춘파의 경우, 종자저장의 방법에 따라 발아율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종자저장 처리에 따른 발아실험 결과 종자채취 후 젖은 모래와 혼합하여 저온에 저장하는 습윤저온저장 방법이 78%의 가장 좋은 발아율을 보여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며 저온저장 시설이 없을 경우는 노천매장 방법을 적용해도 무난하다.
또한, 황칠 생산을 목적으로 조림할 묘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황칠 생산이 많은 우량개체로부터 삽수나 접수를 채취하거나 그 차대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데 우량개체의 증식에는 삽목에 의한 방법이 가장 좋다. 황칠나무의 삽상과 호르몬 농도별 효과는 버미큘라이트, 퍼라이트 및 피트모스를 혼합한 배양토에 IBA 100mg/ℓ를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이때의 발근율은 비교구의 2배 발근촉진 효과가 있었으며, 삽목 최적시기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까지의 녹지삽목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황칠나무 육종현황

현재 재배상의 품종으로는 육성 단계에 있으며 개체에 따라 유전적으로 황칠 생산량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선발에 의한 육종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의 황칠나무 품종 구분은 수피의 외형적 특성에 따라 수피가 회백색이며 거칠고 두꺼운 형질을 지닌 계통과 수피가 회갈색이고 얇으며 평활한 계통으로 구분되는데, 일반적으로 수피가 회백색이고 두꺼운 형질을 가진 계통에서 황칠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 황칠나무의 육종은 1993년부터 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 주도로 육종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며 일부 이루어진 성과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 황칠나무 선발육종
황칠나무의 우량개체선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하여 제주도 지역의 5개 집단과 전남지역의 4개 집단에서 선정한 표본목 500본을 대상으로 각 형질에 대한 특성을 조사한 결과 표본목의 수령은 18∼78년, 수고 5.5∼16.5m, 흉고직경 18.0∼22.0cm, 수관폭 1.8∼7.8m, 내피두께 1.8∼9.2mm, 외피두께 0.2∼3.9mm, 수피중량 0.24∼0.84g, 황칠 채취량 0∼12.0g으로 나타나 표본목의 개체목간 변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표본목으로 선정된 500본에 대한 황칠의 분비 정도를 조사한 결과 황칠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개체는 94본으로 19%였으며, 0∼1g 이하가 분비된 개체는 153본으로 31%, 1.0~2.0g 개체는 123본으로 23%로 나타나 총 500본의 73%인 370본이 2g 이하의 황칠이 분비되어 황칠 채취량에 있어서 불량한 개체였으며, 3g 이상 황칠이 분비되는 개체는 43본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칠액 생산량이 많은 우량개체 선발에서 표본목 개체간에 변이폭이 매우 큰 이유는 조사대상 수종이 제한적인 국소지역에만 천연 분포하는 수종으로 선정된 표본목의 분포지역과 생육 환경의 불균일성 및 유전적인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500본의 표본목 중 황칠 채취량이 많은 우량개체로 선발된 50본에 대한 생장인자와 수피형질이 황칠 채취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각 형질 특성간에 상관을 분석한 결과 황칠 채취량과 가장 높은 상관이 있는 요인은 수피의 내피두께, 수관폭, 수피중량 순으로 1% 수준에서 유의적인 상관이 인정되어 황칠 채취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형질로 분석되었다.
또한, 단순상관분석의 결과를 근거로 황칠 채취량과 상관이 높은 형질에 대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황칠 채취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형질은 내피두께, 수관폭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황칠 채취량에 미치는 설명력은 약 89%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이들 중 내피두께가 85%로 칠액 채취량에 가장 많은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수관폭(3%)은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아 내피두께가 황칠의 칠액 채취량의 변화에 가장 중요한 형질로 나타났다.
선발목 50본에 대한 수피의 외형적 특성에 따라 수피가 회백색이며 두꺼운 형질을 가진 A형과 수피가 회갈색이며 얇은 B형의 형질로 구분하여 수피의 외형적인 형태가 황칠 채취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집단간의 황칠 채취량은 1% 수준의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었으며 수피형태에서도 5% 수준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어 황칠 채취량이 우수한 개체선발에서 수피의 외부적 형태, 즉 수피가 회백색이며 두꺼운 형질을 가진 A형의 개체를 선발하는 것이 황칠 생산량의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우량개체 선발기준으로 수피의 외부 형태적 특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 황칠나무 우량개체선발 및 차대검정
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에서는 황칠 생산량이 많은 황칠나무 우량품종 육성을 위한 육종계획의 일환으로 1993∼1997년까지 5년 간 우리 나라 황칠나무 천연 분포지인 제주도 상효, 영불, 선돌, 수악, 한남 집단과 전남 완도, 보길도, 해남, 거문도 집단에서 표본목 500본을 선발하여 황칠 채취량을 조사하였으며, 그 중 황칠 채취량이 많은 상위 10%에 해당하는 50본을 우량개체 후보목으로 선발하였다. 이들 선발개체는 삽목에 의한 무성번식 방법으로 클론묘를 양성하여 1997∼1998년 클론검정림(1.0ha)을 조성하여 클론검정중에 있고, 또한 선발목 50가계(family)에 대한 반형매(half-sib) 차대검정림 1.0ha을 조성하여 관리중에 있으며 선발목 차대의 클론 및 가계별 생육 특성과 칠액 생산 특성을 조사·분석하여 황칠 생산량이 우수한 품종을 육성·보급할 계획이다.

자원화 전망

우리 나라는 현재 농산물의 수입 개방으로 농가에서는 유망작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물다양성 협약에 의해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크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나라만의 특산식물을 탐색·개발하여 산업화하는 것은 환경보존형 농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애국적인 국민 정서 함양에도 필요한 국가적인 사업이다.
또한, 자원식물은 지역성, 계절성 및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므로 자생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여 특산화함으로써 주요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관광상품화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우리만의 고유 브랜드 창출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황칠나무에서 채취한 수지액인 황칠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금색 전통 천연도료로 광택이 우수하고 투명하며, 안식향이라는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지만 일제시대 이후 무절제한 남벌과 관리 소홀로 인해 대부분의 자생 임분이 파괴되어 현재는 일부 국소지역에만 남아 있는 희귀수종이 되었으며, 전통 황칠도료는 값싼 인공합성도료의 개발에 따라 생산 활동이 위축되어 그 맥이 끊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전통공예를 보호·육성하려는 움직임과 전통공예품의 예술성에 대한 재인식으로 천연물질인 황칠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황칠이 금속, 목재, 섬유 등 다양한 재료에 응용될 수 있는 도료로서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은에 있어서는 황금색의 탁월한 색상과 고광택을 유지하고 시각적 측면에도 최고급 도장재료로서 외국의 우수한 도장재료에 비하여 전혀 손색이 없으며, 은제품에 적용하는 천연도료가 없는 세계 시장에서 황칠을 이용한 은제품을 세계적인 수출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황칠나무에서 유용한 물질이 추출·분리되어 약리활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황칠에 함유된 정유성분은 천연향료나 약용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명되어 앞으로 그 수요와 활용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 론

황칠나무 선발육종의 목표는 칠액 생산량이 많으며 칠액 중에 비휘발성물질의 함량이 높고 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 차대검정을 거쳐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고 이것을 재배농가에 보급함에 있다. 그러므로, 재적생산을 목적으로 장기간의 검정기를 필요로 하는 용재 수종과는 달리 황칠나무 육종은 조기 개화결실이 가능하고 실생증식이 용이하며 삽목에 의한 무성번식이 가능하여 육종적인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황칠의 경제적 가치 증가에도 불구하고 육종 연구가 미진한 것은 피부염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요인 외에도 황칠 생산량의 측정이 어렵다는 요소도 부인할 수 없다. 즉, 직접적으로 개량의 대상이 되는 형질인 황칠 생산량 및 질은 측정이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황칠 생산량은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도 기상인자 등 환경적 요인에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도가 높은 황칠 생산량 측정 및 칠액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확립이 중요한데 앞에서 언급한 선발 기준을 적용하면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분자유전학적인 연구를 통해 칠액의 양에 관여하는 DNA maker를 구명하고 DNA fingerprinting 기법을 이용한 품종 구분 연구를 병행하면 황칠 생산량이 많은 우량품종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나라 황칠나무 육종현황


김세현/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

출처 : 황칠나무웰빙가족
글쓴이 : 파낙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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